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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트라우마’ 시달리는 증시

wntls 2009. 11. 5. 07:01
‘금융위기 트라우마’ 시달리는 증시
경향신문 | 2009.11.04 17:54
 
최근 미국 중소기업 대출 전문은행인 CIT그룹 파산의 충격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은행·금융업종이 큰 폭의 하락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이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악재에 민감해진 '금융위기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 금융위기 트라우마 = 4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01포인트(1.94%) 상승한 1579.93을 기록했다. 낙폭이 과도한 상황에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외국인이 1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것이 주요인이 됐다. 그러나 전날까지 증시가 6일(거래일 기준) 연속 하락하며 107.19포인트(6.47%) 떨어진 데다 주가 반등에도 거래량, 거래대금이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 그쳐 조정이 끝났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미국 CIT그룹의 파산보호 소식에 은행·금융업종이 크게 흔들리는 등 국내 증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파산보호 신청 직전 은행업종의 하락률은 3.15%, 금융업은 1.74%였으나 각각 3.88%, 2.28%로 하락률이 급등했다. 전날 외환은행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고 업종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대외 악재에 크게 휘청거렸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CIT 파산 자체의 파장은 제한적이었지만 지난 금융위기의 경험으로 형성된 트라우마가 여전히 금융업종에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증시 반등으로 KB금융과 신한지주, 우리금융이 1~3%, 외환·대구·부산은행이 2~7%가량 오르는 등 이들 업종도 다시 상승했다. 조 연구원은 "은행·금융업종이 상당히 불안한 추이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대외 이슈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 현 증시는 베어마켓 랠리? =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대공황 시기와 유사한 베어마켓 랠리가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증시가 반등하자 전문가들은 대공황 때에 비해 회복세가 탄탄하다고 진단해 왔지만 최근 금융시장은 여전히 위기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징후들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쳤던 공격적인 재정·통화 정책 효과가 점차 사라지면서 유동성 회수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금융기관의 연쇄 도산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고, 부동산 시장이나 고용·소비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부실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결국 올 상반기 주가 상승세가 1929년부터 전개된 대공황 국면에서 증시가 잠시 상승세를 보이던 흐름과 유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올 들어 국내 증시가 3개월가량 횡보한 뒤 코스피지수가 1500선을 돌파하자 '베어마켓 랠리'라는 말이 시장에서 잊혀졌다"며 "하지만 국내외 상황을 보면 대공황시의 베어마켓 랠리와 유사한 흐름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 경향신문 김다슬기자 >